주식 시장에 투자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5월 8일 | 0개 댓글
  •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주식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커뮤니티 오픈 채팅방의 열기는 오늘도 뜨겁다. 50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이 방의 수장이 실시간으로 우량주를 쏟아내며 투자 꿀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의 정보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순 없다. 주식에 대한 열기는 유튜브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식에 첫발을 뗀 투자자들은 주식과 관련된 다양한 테마로 강의를 펼치는 유튜버들을 ‘유선생님’(유튜브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의 유일한 탈출구로 ‘주식투자’를 선택한 개미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증권사 실적도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움직임을 반기는 눈치다. 개미의 주식시장 진출은 경제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잘못된 주식 투자는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주식 시장에 투자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직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가지 함정과 리스크가 산적하기 때문. 개미들끼리 섣불리 주식을 ‘강추’하기에 앞서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 주린이의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열풍…그 배경은 ‘유선생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BTS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공모주 선점을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쟁이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주식 시장에 투자 3일 일반청약 통합이 1500: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기업공개(IPO) 당시 청약증거금만 58조5000억원이 몰리면서 IPO사상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323:1의 다소 적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여기에만 31조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현재 개미들은 IPO에 나서는 빅히트를 주목하며 시동을 걸고 있다.

주식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역대급 인기를 끈 배경엔 ‘상장 후 무조건 수익을 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초저금리와 각종 부동산 규제가 막히면서 투자처를 찾던 개미들의 자금이 공모주에 몰린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는 14일부터 현재까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열기로 오버슈팅(일식적 폭등)한 주가가 본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찾아간다고 평가한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하락으로 고점에 머문 개미들은 물량을 내던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인 10일과 11일 1880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14일 이후엔 주가가가 하락했지만 하락이후 곧 반등할 것이라는 생각에 15일부터 18일까지 1330억원 어치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모주 청약 과열 양상에 대해 초반 상승세가 이어지긴 했으나 기업에 대한 분석없이 추가 매수한 투자자들이 증가해 손실 가능성이 도욱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개미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 잘못된 주식정보 맹신…‘금융지식’ 갈증 요인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전문성의 불균형 및 왜곡된 정보의 범람으로 개미들이 상대적으로 투자집단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열기는 한동안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세대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업계의 주식 시장에 투자 눈길을 끌었다. 주린이들은 공모주 청약에 앞서 자신들이 신뢰하는 ‘유선생님’(유튜브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금융지식’에 대한 열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금융교육 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올바른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선 검증받은 기관과 강사에게 강의를 받아야 함을 권고 하고 있다.

기자도 주식리딩방에 입장했다. 우량주, 테마주를 알려주는 이 오픈채팅방엔 하루에도 수십명이 입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이 방의 리더는 수시로 정보를 띄우고 있고, 종종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의 유료 회원방 광고가 올라오지만 실제 수익이 나고 있는지는 확인 할 방법은 없다. 다만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 주식리딩방 피해에 대한 글이 자주 목격될 뿐이다.

# 그동안 주식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얻은 A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무료 주식 리딩방을 알게 됐고, 수익을 더 크게 낼 수 있다는 말에 덜컥 유효 회원 가입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A씨를 만류했고, 결국 환불을 결정한 A씨는 10%의 수수료를 떼인 채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 B씨는 자신이 들어간 무료리딩방에서 유료로 전환하면 큰 수익을 내주겠다는 말을 믿고 500~600만원의 금액을 12개월 할부로 결제해 가입했다. 기대와 달리 수익은 나지 않았고 이에 B씨가 환불을 요청하자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유료리딩방 광고와 주식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버들 ⓒ투데이신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 사례처럼 ‘고수익’광고에 현혹돼 주식투자정보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으로 접수된 주식투자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3237건으로 2018년 대비 99.7%가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같은 주식투자정보서비스 피해가 올해는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현혹되기 쉬운 높은 수익률 등을 제시하는 광고에 주의하고 계약서를 요구해 환급 등 주요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최근 개인 유튜버들이 특정 종목을 띄우며 주린이들의 빚투를 조장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짜정보나 과장 정보로 주가를 띄우는 이들에 대한 처벌 강화 방안을 모색중이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성행하는 주식 리딩방과 주식투자정보 사기 행각에 대해 경고등을 켰다. 유튜브나 오픈채팅방에서 개미들을 이끄는 그들이 금융전문가가 아닌 점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리딩방 운영자들이 금융 전문성과 투자자 보호장치 등이 사전에 검증되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리딩방과 유선생님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현재 ‘주식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금융지식에 갈증을 느낀 개미들의 현 주소는 처참하다.

지난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만 18세~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OECD평균(64.9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고, 10명 중 8명은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금융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박사는 “유사자문이 성행하는 가운데 잘못된 정보를 맹신할 경우 오히려 대규모 투자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투자는 아는만큼 보이는 것으로 본인 스스로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만 새로운 정보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우기…‘투자자 보호’가 먼저

개미들이 열심히 공부 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한다 해도 투자 여력이나 규모 등에서 이미 집단 간 간극이 벌어져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은 존재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국내 주식시장의 주인은 개인 투자자가 아닌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투자전략의 차이를 지적했다.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며 매도·매수를 반복하는 개미들의 특성에 반해 기관과 외국인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전략을 세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장기투자를 세우기 위한 정보를 얻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개인과 외국인의 엇갈린 투자 성적은 최근 신풍제약 종목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외국인이 6개월간 4016억원 어치를 사들인 신풍제약은 코로나19 백신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1855.1%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개인은 신풍제약을 코스피 종목 중 둘째로 많은 3773억원어치 팔아 치웠다. 외국인은 주가가 쭉 오를 것이라고 보고 계속 사들인 반면 개인은 ‘이만큼 올랐으니 곧 떨어질 것’이라며 줄곧 판 것이다.

그 결과 외국인은 신풍제약 종목 하나로만 대략 7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공매도’를 지목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사서 갚아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세력은 이 점을 활용해 주가가 하락할 때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 일부러 하락시키는데에 악용하기도 한다.

그동안 공매도에 대한 문제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 결과 금융당국은 당초 이달 15일까지였던 공매도 금지를 2021년 3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에 대한 조치다.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인한 인위적인 주가 하락 요소가 사라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현상은 본격 가속화 됐다. 다만 확실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빚을 내 투자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정부청사에서 임시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 시장안정조치 시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 날 금융위는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동일 기간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 완화,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 기간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정부청사에서 임시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 시장안정조치 시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 날 금융위는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동일 기간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 완화, 주식 시장에 투자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 기간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각도가 너무 가파르다”라며 “외국인과 기관은 필요에 따라 현물 매도와 공매도까지 할 수 있어 양쪽방향으로 돈을 벌기가 쉬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매도로 인한 개인 투자자 피해는 근거 부족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난 8일 한국증권학회와 금융연구원 공동 정책 심포지움에서 이화여대 변진호 교수는 “공매도의 부정적 관점은 제도의 미비점이 원인”이라며 “국내에선 공매도 연구 결과 대부분 순기능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유입으로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관련, 증권사의 역할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정 대표는 “개인 투자자가 많을수록 증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증권사도 한 기관에 해당함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손실을 향하도록 유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증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자를 위한 활동이나 정책을 활발하게 해야 될 것이며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방침이나 내부제도 개선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박사는 “기관과 개인의 엄연한 격차는 해외서도 존재한다”라며 다만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기업리포트 등 주요한 정보 전달을 위해 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며 개인도 리포트를 분석하고 충분히 공부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빚투’로 얼룩진 ‘위험한 놀이터’가 되지 않으려면

개인 투자자 증가로 국내 주식시장의 잠재돼 있던 문제점이 공론화 되는 가운데 개미들은 사상 최대의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융자가 17조8191억원으로 기록됐다. 전 달과 비교해 2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 코스피 지수가 11조120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었을 때보다 7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신용융자가 늘어난 만큼 신용거래 연체금액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연체금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4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 해 440억원 수준과 비슷한 규모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신용공여 추가 담보요구와 반대매매를 유예하도록 조치했으며 지난 11일에 다시 한 번 ‘시장상황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투자자 신용공여 담보유지 비율과 임의상환에 대한 예외규정에 대한 특례’를 내년 3월 15일까지 6개월간 연장한다는 내용의 ‘비조치의견서’를 발부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신용융자를 중단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담보 관리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신용공여를 통해 빚투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증가하는데, 증권사는 주가지수가 급락하더라도 이들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를 바로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200% 이내에서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이 중 100%는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되 개인 등 투자자들을 위한 신용공여는 사실상 자기자본 한도로 제한된다.

지난 11일 한국투자증권이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한데에 이어 21일 NH투자증권의 신용융자를 중단했고 이어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도 예탁증권 담보 대출을 멈췄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빚투로인한 투자는 위험이 닥쳤을 때 손실이 굉장히 크다”라며 “주식공부를 충분히 한 후 자기 자본을 천천히 투입하면서 실전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라”라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 투자로 인한 수익과 손실은 전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되므로 투자판단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DBR 352호 표지

편집자주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회계학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회계를 통해 본 세상’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회계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비즈니스에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최 교수는 33회 원고를 시작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어떻게 결정되고 움직이는지, 그 과정에서의 회계정보를 활용한 올바른 투자 방안은 무엇인지에 관한 글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입니다.

주식시장에는 크게 두 유형의 투자자가 있다. 회사의 재무 상태와 영업 성과를 분석해 투자하는 내재가치 투자자, 주가 변화의 추세를 중시해 저점 매수나 차익 실현의 타이밍을 포착하는 데 주력하는 추세 투자자다. 한국시장에는 이례적으로 추세 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다. 역설적으로 이런 현상 때문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져 추세 투자자들이 내재가치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개인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추세 전환 포착보다는 해당 기업의 내재 가치 분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682 로 시작한 2010년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22% 상승한 2051로 마감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22조 원의 한국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큰 공헌을 했다. 많은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확 좋아져서 주가가 오른 게 아니라 미국의 통화 팽창 정책으로 풀린 돈이 신흥시장으로 몰려와 그 덕에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시장국 주가가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1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상승을 주도해서인지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화려한 겉모습과 다른 움직임이 많이 보인다. 2010년부터 일부 대형 우량주들의 가격은 상당히 상승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코스닥 지수는 약 1% 하락했다. 즉 소수의 대형주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을 뿐 대다수 기업의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10 년은 주가의 변동성 또한 상당히 높았다. 미국의 통화팽창 정책에 기초한 상승 추세는 이어졌지만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굵직한 북한 관련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주가가 크게 출렁일수록 사람들은 주가가 대체 어떻게 형성되는지 궁금해 한다. 이번 글에서는 주가가 형성되는 과정과 일반 투자자가 그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주식시장에 두 종류의 투자자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스타일은 회사의 재무상태와 영업성과를 연구해서 해당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투자하는 스타일이다. A 스타일의 투자자 중 일부가 홍길동전자 주식을 1만 3000원, 일부는 1만 5000원, 다른 일부는 1만 7000원으로 평가한다. 동일한 재무제표를 이용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홍길동전자 주식 가치를 똑같이 평가한다는 보장은 없다. 보는 관점도 다르고, 동일한 자료에 대해 분석하는 능력도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A 스타일의 투자자가 성공을 거두려면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B 스타일의 투자자는 재무제표를 보고 연구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서 투자한다. 이들은 추세를 따른다. 즉 단기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주식을 구입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하던 주식을 매도한다. 즉 현재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투자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은 단기 주가가 충분히 상승했다고 판단하면 이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팔고, 단기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다고 판단하면 저가 매수의 일환으로 주식을 산다. B 스타일의 투자자가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려면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추세가 바뀔 때 이를 간파하고 얼마나 빨리 주식을 사거나 파는지가 수익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홍길동전자의 주식이 1만 1000원에서 거래가 시작됐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이 주식을 1만 3000원, 1만 5000원, 1만 7000원으로 평가하는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은 경쟁적으로 홍길동전자 주식을 구매할 것이다.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주가는 점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B 스타일의 투자자들 중 일부도 가격 변화 추세를 눈치채고 주식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가격이 1만 3000원에 도달하면 A 스타일의 투자자 중 홍길동전자의 주식을 1만 3000원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주식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추세 변화를 뒤늦게 알아챈 더 많은 B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구매할 것이므로 주식 가격은 계속 상승하게 된다. 주식 가격이 1만 5000원으로 상승하면, 이 주식을 1만 5000원으로 평가한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은 주식 구매를 멈출 것이다. A 스타일의 투자자 중 홍길동전자 주식을 1만 3000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다. 주가가 1만 7000원으로 상승하면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은 모두 더 이상 주식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A 스타일의 투자자들 중 홍길동전자 주식의 가치를 더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 공매도를 하거나 주식을 팔려 할 것이다.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더 이상의 주식 구매를 멈추고 그 중 다수가 주식을 팔려고 하면 어떨까. 이를 달리 말하면 주식 가격이 1만 7000원에 접근할수록 매수 세력은 감소하고 매도 세력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이때도 B 스타일의 투자자들은 구매를 계속해서 주식 가격이 1만 7000원을 넘을 수는 있다. 하지만 1만 7000원을 넘어서면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매수를 하지 않으므로 주식 매수 수요는 급격히 감소한다.

이때 A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매도한 주식을 B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셈이다. 따라서 주가 상승 추세는 둔화되고, 이를 눈치챈 재빠른 B 스타일 투자자들의 일부는 더 이상 주식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 줄어들면 매수의 수요와 공급이 역전된다. 주식 가격은 1만 9000원 정도에서 정점에 다다라 이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B 스타일의 투자자들도 대거 주식 매도에 동참함에 따라 주가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주가가 1만 7000원 이하로 하락하면 A 스타일 투자자들 중 1만 7000원으로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다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수요가 일부 증가한다. 주가가 1만 5000원 이하로 하락하면 주가를 1만 5000원으로 평가하는 A 스타일 투자자들도 매수에 나설 것이다. 이때쯤 되면 매수세가 충분히 증가해 주가 하락 속도가 둔화된다. B 스타일의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하고 A 스타일의 투자자가 매수하는 셈이다.

마침내 주가가 1만 3000원 이하로 떨어지면 모든 A 스타일 투자자들이 매수에 동참한다. 수요가 충분히 증가해 공급과 균형을 이룰 정도로 가격이 하락하면 주가는 하락을 멈춘다. 이때 주가는 1만 1000원 정도를 기록할 것이다. 이때부터 다시 상승 추세를 눈치챈 B 스타일의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시작해 주가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 과정을 종합하면 주식 가격이 파도 모양으로 변해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홍길동전자 주가의 하한은 1만 1000원, 상한은 1만 주식 시장에 투자 9000원 정도다. 물론 홍길동전자의 주가가 이 가격대 안에서만 영원히 움직이는 건 아니다. 기업 가치에 변동을 가져오는 새로운 소식이 등장하면 변동 범위는 확 달라진다.(그림)

홍길동전자가 신기술을 개발해 수익성을 30% 향상시킬 거라는 뉴스가 전해졌다고 가정하자. 이 정보를 연구한 후, A 스타일 투자자들 중 일부는 홍길동전자의 가치가 1만 8000원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다른 일부는 2만 원 혹은 2만 2000원으로 평가한다. 그러면 대략 이 범위 안에서 주가가 움직인다. 반대로 아주 나쁜 뉴스가 등장하면 주가의 변동 범위가 5000∼1만 원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현재 홍길동전자 주식이 1만 1000∼1만 9000원에서 움직인다고 가정해 보자. 이 주식을 1만 1000원 근처에서 구입한 후 1만 9000원 정도에 판다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신을 제외하면 그 변동 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소위 증권방송에는 항상 ‘xx도사’라는 출연자가 나와 차트를 보여주면서 ‘하한에서 사서 상한에서 팔았으면 불과 한달 만에 20%를 벌 수 있었다’는 내용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 도사는 해당 기업의 주가 하한과 상한이 언제이며, 이를 어떻게 아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아니 주식 시장에 투자 설명할 수가 없다. 이는 주가 변동이 끝난 다음에야 알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출연자는 주가가 단기 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면 매수 시점, 상향 돌파하면 매도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소위 말하는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다. 아직도 주식 투자에 관한 상당수의 책에도 이 내용이 등장한다. 문제는 이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가 허상이라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이미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소개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홍길동전자 주가가 이번에는 하한 1만 1000원, 상한 1만 9000원의 파도 모양으로 움직였다고 해서 다음 파도가 똑같은 모습으로 발생할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다음 파도가 하한 1만 5000원, 상한 2만 2000원이 될 수도 있다. 연평도 포격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변동 범위가 확 떨어질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해당 기업의 가치도 새로운 정보가 시장에 도착할 때마다 계속 달라진다. 따라서 다음 번 파도가 어떤 모양으로 등장할지는 절대로 알 수 없다.

평균선을 돌파하면 주식 거래 시점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도 알아보자. 지금부터 30∼40년 전은 지금과 비교할 때 기업의 경영 환경이 상당히 안정돼 있었다. 기업의 경영 성과에 큰 변화를 미치는 요인 자체가 많지 않았다. 설사 소식이 있다 해도 지금처럼 바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어려웠다. 1년에 한번 연차보고서가 공시될 때를 제외하면 해당 기업의 뉴스가 시장에 알려지기가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의 주가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주가가 1년 내내 앞서 설명한 파도 모양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몇 일 평균선을 돌파하면 주식을 거래하라는 말이 타당성을 지닌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이제 기업은 분기마다 실적을 발표한다. 언론에는 시시각각 새로운 뉴스가 등장한다. 기업 관련 뉴스가 전체 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엄청나게 늘었다. 과거와 달리 얼핏 보면 한국과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국제 정세도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정보들이 수시로 주식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다음 파도 모양은 그 전의 모양과 완전히 달라지고, 모양이 바뀌는 시기도 훨씬 짧아졌다. 주가의 변동성이 확 커졌다는 뜻이다. 때문에 몇 일 평균선에 기초한 투자법이 잘 맞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A 스타일의 투자자를 내재가치 투자자, B 스타일의 투자자를 추세 투자자라고 부른다. 물론 이는 매우 편의적인 구분이며, 모든 투자자들을 정확히 이 둘로 구분하기도 어렵다. 두 스타일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투자자도 있고, 이런 구분이 전혀 통하지 않고 일정한 규칙 없이 본인 마음대로 투자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주가를 예측해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 기계적으로 주가 변동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 인덱스(index) 투자자도 있다.

앞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내재가치 투자자들은 자주 주식을 거래하지 않는다. 이들은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대규모 물량을 거래하지만 일단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한 후 다음 거래를 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들이는 편이다.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하루의 주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해당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재가치 투자가 성공하려면 기업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회계 정보를 열심히 분석하는 일을 하는 소수의 투자자들이 대부분 이 유형이다. 해당 기업에 관한 자세한 분석을 하려면 많은 종목을 보유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유형의 투자자들은 자신의 분석 능력에 맞는 수준인 소수 종목만을 주식 시장에 투자 보유한다. 대신 종목당 주식 보유 수량은 많다.

반면 추세 투자자들은 기업의 본질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에는 큰 관심이 없고 추세를 중시한다. 이 유형의 투자자에는 시간마다 시세를 확인하면서 언제 추세가 바뀌는지에 민감한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도 포함된다. 이 유형의 투자가 성공하려면 주가 변동의 추세가 바뀌는 순간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따라서 데이 트레이더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를 보며 빈번히 거래를 수행한다. 하지만 거래 시의 건당 거래량은 내재가치 투자자보다 적은 편이다.

이 유형의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에 대해 자세히 공부할 필요가 별로 없기 때문에 내재가치 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종목당 주식 보유 수량은 적다. 결국 남들보다 더 오랜 주식 시장에 투자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시세판을 들여다 보면서 추세에 따라 빠르게 매수나 매도 타이밍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그럼 주식 가격이 움직이는 범위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홍길동전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주가가 1만 1000원에서 1만 9000원 범위 내에서 움직인 이유는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주식가격을 1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즉 내재가치 주식 시장에 투자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주식 가치 범위를 약간 넘어서는 수준에서 주가 변동 범위가 결정된다. 즉 주식 가격은 내재가치 투자자에 의해 결정된다. 반면 추세 투자자들은 1만 3000원보다 주가가 얼마나 더 떨어지는지 혹은 1만 7000원보다 얼마나 더 올라가는지, 파도 모양이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되풀이되는지 등을 결정한다. 즉 주가의 변동성 정도가 추세 투자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을 선진국 시장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자. 한국의 주식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이유는 선진국에 비해 추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내재가치 투자자들도 주가의 변동성에 일부 공헌한다. 홍길동전자의 예에서는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1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주식 가치를 평가했다. 만약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가 1만 원에서 2만 원 사이라면 당연히 주가의 변동성도 높아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재가치 투자자들은 얼마나 빨리 파도가 되풀이되는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주로 추세 투자자들에 의해 변동성이 결정된다. 물론 한국 경제 자체가 변동성이 크고, 생산물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시에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환경 변화에 한국 기업들이 민감하다는 점 또한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과민반응 또는 과다반응(overreaction)이 종종 일어난다. 과다반응이란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변동을 가져오는 뉴스에 과다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다. 현재 홍길동전자의 주가가 1만 3000원인 상황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내재가치가 5000원 정도로 하락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주가가 하락한다 해도 5000원 언저리에서 하락을 멈춰야 정상이다. 그러나 주가는 보통 5000원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약간 상승해 5000원에 도달할 때가 많다. 주가가 상승할 때도 적정 주가보다 더 많이 올랐다 약간 하락한 후 적정 주가에 도달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이 과민반응의 정도가 더 심하다. 이 역시 한국 주식시장에 추세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의 추세화가 시작되면 그 추세가 변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주가가 4500원까지 하락했다 5000원으로 돌아오는 반면, 한국에서는 4000원 정도까지 하락한 후에야 5000원으로 다시 상승하는 것이 과민반응이다.

반대로 시장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가 시장에 도달했을 때 이 정보를 정확히 해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가가 바로 변하지도 않는다. 즉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선진국보다 조금 긴 편이다. 이를 과소반응(underreaction)이라 부른다.

과소반응이 적다면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정확히 정보를 해석해 주가가 5000원으로 신속히 변할 것이다. 그러나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정보를 빨리 해석하지 못해 지체된다면 주가가 5000원으로 떨어질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래서 과소반응이 일어난다. 선진국 시장과 비교할 때 한국 시장의 과소반응 또한 심한 편이다. 내재가치 투자자들의 비중이 작고, 이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도 선진국 시장보다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진국의 기업들과 비교할 때 국내 기업들의 IR(investor relation) 활동도 미약한 수준이다. 정확한 정보의 적시 공개도 꺼릴 때가 많다. 특히 부정적인 뉴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숨기려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수도 적고, 기업의 실제 업적이 분기보고서 등의 형태로 공시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도 부족하다. 내재가치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선진국 시장의 내재가치 투자자와 동일한 분석 능력을 갖췄다 해도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셈이다.

때문에 한국 시장의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기업 가치의 범위는 선진국 투자자들에 비해 더 넓은 편이다. 홍길동전자의 주식이 선진국 시장에서는 1만 4000원에서 1만 6000원 정도로 평가 받지만, 국내에서는 1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평가의 폭이 넓다는 뜻이다.

내재가치 투자자와 추세 투자자 중 누구의 수익성이 더 높을까? 정답은 없다. 무조건 내재가치 투자자가 높은 수익을 올리는 건 아니다. 이들 중에서도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만 추세 투자자보다 수익성이 높다. 추세 투자자도 추세의 변동을 재빨리 파악하고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높은 반면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낮다.

물론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내재가치 투자자들의 수익성이 평균적으로는 약간 더 높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내재가치 투자자들은 주식보유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거래를 자주하지 않는다. 반면 추세 투자자들은 빈번히 거래를 수행한다. 투자자가 거래를 너무 자주 하면 거래 중개를 담당하는 증권회사, 펀드회사, 증권거래소 등은 돈을 벌지만 투자자는 많은 중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가치평가를 잘 할 능력이 있는 내재가치 투자자라면 확실히 추세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해당 주식의 내재가치 근처에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주식거래에 따른 수익률의 변동 정도도 적다. 이런 내용을 종합하면 내재가치 투자가 더 우수한 방법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음 편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왜 빈번하게 거래를 수행하는 추세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올릴 수 없는지를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이용해 설명할 예정이다.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 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동시에 받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숫자로 경영하라>가 있다.

[기획] 2020년 주식 열풍은 코로나19 때문일까?

코로나19는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른바 ‘동학개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올 초부터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거래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상 세 번째 팬데믹 선언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누적 순매수 규모는 22조원에 달한다. 이런 개인 투자자의 증가와 거래량 급증은 코로나19가 불러온 현상일까? 한국리서치 팀은 지난 11월 27일 ~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주식 투자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또 이번 조사와 2018년 1월 조사와의 결과 비교를 통해 주식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주식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살피고 향후 주식을 전망해 보았다.

주요 내용

  • 현 주식 투자자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을 시작했으며, 특히 20·30대에서 2018년 대비 주식 투자자가 증가했다.
  • 주식을 시작한 이유로는 다른 재테크 방식에 비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작한 주식 투자자에서 물질주의 경향이 높았으며, 물질주의 경향 역시 20대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 코로나19 이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 증가가 주식 시작으로 이어진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작 경향이 높은 20·30대의 경우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주식 열풍의 원인으로 ‘예금·적금만으로 재산을 늘릴 수 없는 제로금리시대’인 경제적 상황을 꼽았다.
  • 주식 투자자의 87%는 계속 주식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도 3명 중 1명(33%)이 앞으로 주식을 시작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 코로나19와 팬데믹 선언은 이후 일어난 주식 열풍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다만 이에 영향을 받은 청년층이 중심이 되어, 경제적 돌파구의 일환으로 주식이 새로 주목 받았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와 같은 경제적 상황이 지속된다면 주식 열풍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누가, 어느 정도 주식을 하고 있나?

주식을 하는 사람의 비율, 2018년 1월 대비 18-29세에서 13%p, 30대에서 8%p 상승
주식 유형, 액티브 투자가 64%로 가장 많은 비율 차지

펀드를 포함해 주식을 하는 사람은 청년층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주식을 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한국리서치가 가상화폐가 주목받던 시기인 2018년 1월 26일~31일 진행한 조사 (https://hrcopinion.co.kr/archives/11797) 에서의 연령별 주식 투자자의 비율과 비교하면 18-29세는 15%에서 28%로, 30대는 31%에서 39%로 상승하였다. 3년여 전과 비교했을 때 20대와 30대에서 주식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의 주식 유형을 살펴본 결과, 액티브 투자의 비율이 6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패시브 투자(26%), 혼합(9%) 순이었다. 액티브 투자는 본인이 종목을 직접 골라 매입과 매도 시기를 스스로 결정하는 직접 투자를 말한다. 반면 패시브 투자는 코스피 지수에 따르는 펀드를 오랫동안 사두는 간접 투자 방식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액티브 투자 경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현 주식 투자자 3명 중 1명, 2020년 3월 또는 그 이후에 주식 시작해

현재 주식 투자자 3명 중 1명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 있었던 2020년 3월 이후 주식을 시작했다. 이는 전체 성인남녀의 11%에 해당하는 비율로 성인 남녀 10명 중 1명이 팬데믹 선언 이후 주식을 시작한 셈이다. 2020년 3월 또는 그 이후에 주식을 시작했다는 응답은 특히 18-29세에서 60%로 가장 높았고 30대에서는 45%를 차지했다.

주식 열풍 실감했다, 2∙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아

코로나19 이후 주변에 주식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실감했다는 응답자는 52%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48%)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20대와 30대, 대학 재학 이상 학력, 월평균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응답자에서 실감했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주식을 시작한 이유, 다른 재테크 방법에 비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51%
주식을 하지 않는 이유, 주식에 대해 잘 몰라서 49%

주식을 시작한 이유로 ‘다른 재테크 방법(예금‧적금, 부동산 등)에 비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가 5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35%), ‘주식에 투자할 여유 자금이 생겨서’(29%) 등의 순이다. 고효율 투자를 추구하는 경제적인 이유가 주식 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걸 알 수 있다.

한편, 주식을 하지 않는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주식에 대해 잘 몰라서’가 49%로 가장 높았다. 또 ‘주식에 투자할 여유 자금이 주식 시장에 투자 없어서’(44%), ‘주식으로 수익을 내지 못할 것 같아서’(34%) 등도 높은 편에 속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

2020년 3월 이후 주식 시작한 사람 중에서는 물질주의 성향 비율 높은 편
18-29세에서 물질주의 성향 뚜렷하게 나타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물질주의 성향이 강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1)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주식 열풍 현상은 물질주의 성향에 주식 시장에 투자 영향을 받은 것일까?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Richins 와 Dawson(1992)의 물질주의 가치 척도(Material Values Scale)를 활용해 물질주의 성향과 주식 투자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2) 6개 문항을 각각 5점 척도로 질문해 각 항목별로 가장 강한 물질주의 성향 응답은 2점, 보통 응답 0점, 가장 탈물질주의적인 성향 응답은 –2점으로 변환했다. 모든 문항의 점수를 합산해 2점 이상은 물질주의 성향으로, 1점~-1점은 중간 성향으로, -2점 이하는 탈물질주의 성향으로 분류했다.

위 과정을 통해 산출된 결과는 물질주의 경향과 탈물질주의 경향이 비슷하게 나타났고(각 32%), 중간 성향은 36%였다. 물질주의 성향의 경우 ‘18-29세’가 5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탈물질주의 성향은 ‘60세 이상’에서(44%), 중간 성향은 ‘40-49세’에서 높게 나타났다(40%). 청년층에서 물질주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난 것이다.

현재 주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 물질주의 성향으로 분류된 사람은 36%, 탈물질주의로 분류된 사람은 31%로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눈여겨 볼 대목은 2020년 3월 이후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 물질주의 성향은 46%로, 탈물질주의 성향(21%)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올해의 주식 열풍과 사람들의 물질주의 성향 간 연관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 증가, 주식 시작으로 이어져
재태크에 관심이 증가한 응답자, 18-29세 ‧ 30대에서 높게 나타나

코로나19 이후의 일상 변화가 주식 열풍에 영향을 끼쳤을까? 코로나19 이후 여섯 가지 주요 일상 변화(사람들과의 교류 감소, 미래에 대한 불안감 생김, 경제적 어려움 겪음, 빈 시간 많아짐, 우울감 높아짐, 재테크에 관심 늘어남) 중에서 2020년 주식 열풍과 가장 관련이 큰 것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 증가이다. 올해 3월 이후 주식을 시작한 사람이 전체의 11%였는데, 코로나19 이후 재테크에 관심이 늘어난 사람 중에서는 19%가 올해 3월 이후 주식을 시작했다고 답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20대와 30대의 59%가 코로나19 이후 재테크에 관심이 늘었다고 답해, 전체 평균(49%)보다 높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 하다. 이들은 올 3월 또는 그 이후부터 주식을 시작했다는 응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세대이기도 하다.

종합해 보면, 18-29세로 대표되는 젊은 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물질주의 성향이 강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재산을 늘리기 위한 재테크에도 관심이 늘었다. 이들이 주식 시장에 적극 뛰어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주식 시장에 투자

잠깐! 현재 Internet Explorer 8이하 버전을 이용중이십니다. 최신 브라우저(Browser) 사용을 권장드립니다!

  • 기사공유하기
  • 프린트
  • 메일보내기
  • 글씨키우기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정윤교 기자
    • 승인 2022.04.18 11:40
    • 댓글 0
    • 기사공유하기
    • 프린트
    • 메일보내기
    • 글씨키우기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 가나다라마바사

      국채 금리 급등에 주저앉은 뉴욕 증시 [뉴욕증권거래소 제공] 2022.4.1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미국 월가의 유명한 격언이 올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시장의 투자 심리를 계속해서 해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 매체 배런스는 17일(현지시간) 당분간 주식 투자자들은 포기하는 게 최선일지도 모른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미 투자 리서치 업체 펀드스트랫의 브라이언 라우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및 자산 배분 책임자는 "연준은 때때로 매파적인 발언을 하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어조가 최근 몇 년과 매우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들에게 "연준과 싸우지 말라"면서 중앙은행이 경제를 둔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면 그것을 믿으라고도 전했다.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는 증시에 악재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수석 주식 전략가는 "주식 시장은 올해 힘든 봄과 여름을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부터 채권 수익률, 소매 판매 등 모든 요소가 같은 말을 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식 투자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런스는 이번 달에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역사적으로 1980년 이후 미 증시가 1~4월 약세를 보인 경우 5월 초부터 9월까지 시장이 또다시 하락할 확률은 15번 중 6번, 즉 40%로 집계됐다. 5~9월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5%였다.

      이런 해에 투자자들은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증시 전문가들은 의료 분야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지난 한 주간 뉴욕 증시는 또다시 하락세를 거듭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1%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 밀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 하락했다.


0 개 댓글

답장을 남겨주세요